2010 europe travel/Austria
초록과 초록의 향연.
peacefuldays
2010. 9. 1. 19:15
20100604 빈(할슈타트)
그곳에 내가 있었다.
오늘은 할슈타트에 가는 날!
빈에서 할슈타트까지 한번에 가는 열차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왕~ 저거 타면 되겠다.
했었다는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눼, 못 탔습니다.
빈서역을 기준으로 할슈타트로 가는 것 한번, 할슈타트에서 오는 것 한번. 하루에 두번 있는 열차.
아트낭푸흐하임에서 반으로 나뉘어 반은 할슈타트로 향하고 반은 잘츠부르크로 향하는 거였지만.
이제 저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못 탔으니까요. 허허-
그래서 인포에 가서 나는 할슈타트를 가고 싶으니 열차 시간표를 뽑아달라고 말합니다.
이제 기차 시간표 요청하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타임테이블, 플리즈. 이것만 잘하면 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떠나봅시다.
날씨가 맑습니다.
빈은 잔뜩 구름이 낀 날씨더니 이곳엔 파란 하늘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얼마만에 좋은 날이냐 싶기도 하고.
빈을 떠나서 할슈타트로 가까워 질수록 초록색이 확연히 늘어나기 시작.
진짜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강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는데, 이 강물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겠다.
또한 기차역이 무척이나 작다는 것.
할슈타트역에서 내려 바라본 마을 정경.
역에서 내려 배를 타고 이동.
대략 5분정도 걸리는데 돌아오는 시간을 잘 계산해야한다.
버스로 할슈타트에 가는 법이 있지만, 난 그런 거 모르외다.
사람들이 왜 할슈타트를 강추하는지 알게 되었다.
할슈타트는 굉장히 작은 마을이라서 소금광산을 올라가지 않으면 금방 둘러볼 수 있다.
물론 소금광산을 올라가더라도 일찍 도착하면 상관이 없지만.
나는 빈까지 가야하고, 또 시간도 느즈막히 도착했기 때문에 소금광산은 엄두도 못 냈다.
빈에서 할슈타트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걸... 여행 전에 알았더라면.
나는 잘츠부르크에서 1박을 했을지도 몰라.
호수의 물이 마을까지 들어와 있다.
돌아가는 배에서 만난 한국분이 이야기 해주신건데, 전날 이 지역엔 비가 엄청 내렸다고 함.
그래서 전체적으로 물 수위가 높아져 있었던 것.
아까 흐르던 강물도 원래는 콸콸 쏟아지는 게 아니라고...
비가 내려 물의 양도 많고 유속도 빨라졌다고 함.
나는 원래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하하하-
전날엔 선착장이 물에 잠겨 역과 마을을 왔다갔다 하는 배도 운행을 안 했다니, 오늘 온 것이 길일인 것이여.
산을 지나는 구름 그림자.
한국에선 산을 잘 다니지도 않거니와 저런 건 잘 못 보는 광경이라서 신기했다.
산이 도화지 같고 구름이 지날 때마다 그림자가 그림이 되는 것 같다.
나 좀 시인 같이 감수성돋나??
팔자좋은 고양이는 어딜가나 있으렸다.
흰장화 신은 냥이네 그려.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곳 답게 소금광부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이쪽으로 오르면 소금 광산에 다다를 수 있지요.
걸어가면 완전 멀어요.
벽에 그려진 광부의 모습.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엄연히 성당도 있다.
종교에 관한 것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유럽.
조금 더 올라가면 마을 중턱에 묘지도 있다.
계단을 올라 마을 중턱으로 이동.
좁다란 골목사이로 마을들이 층을 지어 자리잡고 있다.
배에서 내려 마을 입구에 들어가면 보이는 박물관.
계단에 각국 언어로 쓰여진 시간여행.
한국어가 있어서 반가웠어요ㅠㅠㅠㅠ
마을 뒤로 보이던 폭포를 찾아 올라가 봅시다.
올라가는 길에는 성당도 갈 수 있고, 그 옆에 마련된 묘지도 둘러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무덤과 비교해 본다면 자리도 덜 차지하고
또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다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
오르막 엄청 남.
소금 광산은 폭포의 중간 계단 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걸어서는 무리.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폭포 소리가 엄청 나다.
또한 바람도 불어온다.
혼자서 서 있으려니 물의 무서움이란 이런 거구나 생각됐다. 물소리가 시원해, 가 아니라 무섭다. 랄까?
물소리에 바람 맞고 있으면 정신이 아득.
근데 저 조형물은 대체 뭘 뜻하는 걸까.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생명체.
진짜 깜짝 놀랐다.
한국에선 저런 거 못 봐서 신기해서 찍어봄.
눈앞에 보이는 호수.
매일 이런 것만 보고 사는 사람들은 지겹고 지루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도 싶다.
잠깐의 평화로움을 뒤로 하고, 할슈타트를 떠납니다.
빈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어요.
더 문제는 빈까지 한번에 가는 열차를 놓쳤다는 사실.
역무원이라도 있으면 시간표라도 알아보겠는데, 역사가 보이는가? 정말 작아. 사람도 없어ㅠㅠㅠㅠ
그냥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열차를 타고 갑니다.
가는 열차 안에서 한국 분들과 수다수다.
먹고 싶은 한국 음식 얘기라던가 다음 여행 일정이라던가.
그 중 한 분이 내일 베니스로 간다고. 우와~ 나랑 똑같은 일정.
내일 만날 수 있으면 봐요, 라는 인사와 함께 그분들과는 아트낭에서 헤어지고 나는 린츠까지 갔다.
빈 서역까지 가는데 지도상으로 아트낭이 어디며 린츠가 어디인지 몰랐는데, 또 다른 분이 설명해주심.
위치 파악을 못 하자 대충 지도 모양을 상기시켜 위치를 알려주셨다.
결론은 아트낭 보다는 린츠가 빈과 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린츠로.
린츠에서 오후를 맞이 하고 이체를 타고 빈서역으로 갑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타는 독일 열차가 왜 이리 반갑던지.
절대 이체를 편애해서 그런 건 아님.
기차 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예뻤던 시간.
노을 바라보다를 들었다나 뭐라나.
가열차게 흐르던 폭포.
동영상 찍으며 혼자 신났음.
이렇게 오스트리아에서의 일정이 마감.
할슈타트가 잘츠카머구트의 한자락에 위치하고 있다는 걸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빈에서 이곳을 가진 않았을텐데.
하지만 할슈타트가 잘츠카머구트의 한자락이였단 건 한국에 돌아와서 알았음.
그러니까 여행가기 전에는 정보가 참 중요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