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플라스의 야경이 그리 어여쁘다면서요?
2010 europe travel/Belgium 2010. 7. 8. 07:40 |20100517 런던->브뤼셀
17일은 무척이나 바쁘고 피곤한 하루.
런던과 작별을 하고 새로운 나라 벨기에로 향합니다.
여행이 내가 원하는데로만 되면 그게 여행이던가요.
아침 일찍 일어나 유로스타를 타러 빅토리아역으로.
유로스타는 판크라스역에서 타는 거니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편하나...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고 하길래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지 버스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져서 맘을 바꿔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영국에서 대중교통이라곤 이층버스 뿐이었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리가 있나?
출근길이여서 사람들은 엄청 나고, 나는 캐리어를 끌고 공황상태.
정신차리고 물어물어 개찰구 앞에 당도! 자신있게 오이스터 카드를 찍었는데.
근데, 세상에.
난 당연히 남아있을 줄 알았던 오이스터 잔액이 모자르네???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아침 창구는 열지 않은 상황.
최대한 동전은 만들지 않으려 했건만, 기계로 충전하는 바람에-
이 거지같은 기계는 왜 10파운드 이상만 받는거니.
필요한 금액만 탑업시키고 고스란히 동전으로 챙겨옴. 고맙네요.
벨기에로 가는 유로스타는 판크라스역에서 있습니다.
유로스타를 벨기에행으로 끊은 이유는 별거 없다.
파리가 아웃이기 때문에. 뭣하러 파리를 두번이나 가나.
지하철역이랑 유로스타역이랑 너무 먼거야ㅠㅠㅠㅠ
도착했더니 창구도 너무 많은거야ㅠㅠㅠ
역무원분 아무나 붙잡고 나는 브뤼셀가는 열차를 타려고 하는데 어느 창구로 가야하나 물었더니 3번 창구로 가라고 알려주심.
물롱 저리 길게 유창히 물었을리 있나. 티켓 보여주며 손짓 열심히 했다.
이때부터 수신호의 달인이 될 조짐이 보였는지도...
3번 창구에 줄 서서 창구 역무원한테 티켓을 건넨게 정확이 AM 7:30
나의 열차 출발 시간은 AM 07:30
내 티켓을 받아든 역무원분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
그러더니 내게 이 열차는 출발했으니 다음 열차를 타야한다 이야기 해 줌.
생존을 위한 듣기는 되나봅니다.
그러냐고 알겠다 하니, 티켓을 새로 발권해 줌. 손으로^^
다음 열차는 8시 20분에 출발한다고 그랬다. 그랬었다. 그랬었을껄?
국경을 넘는 일이기 때문에 짐검사와 사람검사를 다 한다.
또한 나는 어리버리하게 바로 가면 되는 길을 빠져나가려 하다 역무원분이 이쪽으로 지금 나가면 된다고 방향제시를 해주었지.
여권검사 창구에 갔더니 안녕하세요? 라며 흑인아저씨가 경쾌하게 인사해주심.
아... 난 누가봐도 한국인이구나.... 깊에 깨달으며 여권을 꺼내어 보여줌.
근데 아저씨 도장은 한페이지에 좀 찍어줄래요?
감사합니다, 한국인사를 끝으로 심사 끝!
열차만 대기타면 되는데, 대기를 타도, 타도, 타도, 열차가 안오네요.
열차의 연착은 이제 시작인거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시간은 가고.
9시가 다 되어서야 런던을 떠나는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과 열차에서 자는 시각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어떻게 해협을 건너왔는지도 모르겠고, 또 내릴 때가 되니 귀신같이 잠이 깨더라구요.
내려서 나왔는데, 세상에... 역이 너무 큰거야.........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 쾰른으로 가기 위해서 다시 왔을 때 - 기차와 지하철과 트램이 모두 교차하는 곳이었다.
내리긴 했는데, 대체 어디로 가야 막막하기도 하고 지하철을 타랬는데 지하철은 어디가서 타야하며
또 공황상태...
우선 투어리스트인포를 찾았다.
근데 왜!! 창구에 사람이 없는거니!!!
십여분가량 곁을 빙글빙글 돌며 방황.
창구원에게 가서 내가 가야할 역을 보여주니 저쪽으로 가라고 알려줌.
한번에 알아들었을리 있나요? 당연히 없습니다.
탈리스가는 곳도 한번 들렀다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지하철을 타려면 티켓이 있어야겠죠. 그럼 그건 어디서 사느냐? 또 창구로 갑니다.
창구에서 역이름이 써진 종이를 보여주고 원웨이 티켓 구매.
후에 안거지만 이거 탑승전에 개찰구에 넣어 날짜를 찍었어야 했던거였더라.
뭣도 몰랐던 나는 그냥 지하철을 탔던 거고. 티켓검사라도 했으면 어쩔뻔했니ㅠㅠ
듣고 왔다 시피 문은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수동문.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당기거나 결론은 수동문들이라는 거.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이 있는 역에 도착.
지도보면서 숙소를 찾았다. 지도하나는 끝내주게 잘 보는 듯.
주간이동이라 사방이 다 보인다는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헤매지 않고 잘 찾은 듯.
하지만 지도를 보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때부터 또 비가 내리기 시작.
체크인 시간은 3시인데 나의 도착시간은 대략 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키를 받고 짐을 보관실에 넣어두고.
이것도 헤메고 있었는데 호스텔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국분이 알려줌. 감사ㅠㅠ
방으로 들어갈 때까지 호스텔에 있던 브뤼셀 지도를 펼쳐서 관광 루트를 짜기 시작.
역시 읽히는 건 그랑플라스 뿐.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던 흑인언니가 말도 걸어줬는데, 짧은 영어 죄송합니다.
3시 땡 하고 방에 들어가 짐을 풀고.
이때 나는 내가 개인자물쇠를 챙겨오지 않음을 깨닫고, 아! 그걸 챙겼어야 했네, 생각함.
대충 짐을 풀고, 우산을 챙겨들고 관광에 나섭니다.
이곳이 그리 야경이 아름답다던 그랑플라스인가요?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던 유명 관광지는 이곳.
그랑플라스 뿐이었다.
야경이 그리 이쁘다며 칭찬이 자자하길래.
유로스타도 벨기에로 끊었겠다, 1박하면서 야경이나 볼까? 가 벨기에 여행의 목적이라면...
나 너무 헐렁한 여행 준비였던거야?
호스텔에서 나와 찾아간 그랑플라스.
사진도 못 봤고 이름만 달랑 알고 간 거라서, 처음 보고서 읭? 뭥미? 했었다.
사방에 건물들이 서 있고 가운데 광장이 있다.
건물들이 굉장히 높고 뾰족해서 한쪽 모서리에서 카메라를 들어도 건물 하나가 제대로 안 잡힌다.
지도를 펼쳐 들긴 했는데, 건물 이름은 읽히지가 않고.
할 수 있는 거라곤 표지판과 지도의 글자를 맞추어 보는 일!
그리고 우뚝 솟은 건물들을 찾아 가는 것!
그러니까,
나는 이 건물의 정체를 모른단 말씀.
생김새로 보아 성당 같은데 말이지...
그리고 성당의 주변도 한번 찍어주고.
비는 개었고, 허나 바람은 부는 그런 날씨.
청명하지만 차가운 날씨.
오줌싸개동상이 옷을 입고 있네??
원래는 아래와 같은 모습이 정석.
발가벗고 오줌싸고 있는 녀석이 언제부터 옷을 입고 있는가 하니.
옷 입는 시간은 기억 안나지만 16시까지 옷을 입고 있다고 한국말로도 친절히 써 있습니다.
이 아이가 설마 제손으로 옷을 입고 벗으리라 생각한 건 아니겠죠?
시간이 되면 관리해주시는 분 등장.
우선 아이의 오줌을 멈춘 다음에, 어감 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옷을 벗기고, 하.......
다시 물줄기를 켜면, 아래와 같이 발가벗은 오줌싸개 동상으로 변신.
타이밍 좋게도 옷 입고 있는 모습과 벗고 있는 모습을 두번 걸음하지 않고 봤다.
옷 벗기는 모습도 봤지요.
옷도 매일 바뀌는지, 친절히 사진까지 있다.
각국의 전통복을 입는 듯.
타이밍이 맞았다면 한복입은 도령오줌싸개도 만날 수 있었을지도.
오줌싸개동상 가까이 있던 와플가게.
벨기에는 와플이죠!!
근데 너무 달았던거야. 단맛에 혀가 녹아들 지경.
딸기와 생크림만으로도 충분했었나봐요...
감자 주제에 표정이 익사이팅해서 찍은 간판.
그리고 브뤼셀의 골목골목.
버스 두대의 엉덩이가 보이는 곳이 아마도 유로라인 정류장인 듯 한데, 확인된 바는 없다.
트램을 처음보고 신나서 찍었다.
한국에는 트램이라는 문화가 없고, 영국에는 2층버스만 보았으니.
처음보고 우와~ 신기해서 지나가는 걸 계속 고개 휙휙 돌려가면서 쳐다봤다.
건물들 사이로 얽히고 섥힌 트램선도 신기하고, 바닥에 깔린 트램길도 신기하고.
버스와 깔맞춤 한 것 같은 트램도 반갑고.
벨기에에 관한 정보는 그랑플라스가 전부였기 때문에,
호스텔에서 가져온 지도로는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겠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발길 가는데로 걸음을 옮겨 소소하게 담은 사진들.
후에 만난 아이가 그래도 볼 껀 다 봤네요? 라며 웃었는데.
위 사진에서 벨기에 국기가 휘날리는 건물은 국왕?인지 누군지 모르겠지만
높으신 분이 업무를 보는 곳인가보다.
국기가 내걸려 있으면 업무 중이라는 표시라고 하던데!
이것 역시 확인된 바는 없지만 전하는 건 깨알같이 잘하는 나란사람~
커다란 공원이 있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다는 것.
유럽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부러워한 게 있다면 크던 작던 어디든 자리잡고 있는 공원.
인위적이지 않고, 조잡스럽지 않으며, 청량감과 사람냄새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멀리 보이는 분수를 따라 분수 앞까지 도달.
그리고 길을 잃을까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예쁘게 가꾸어진 꽃정원도 있었는데,
추워서 낭만같은 건 눈을 씻고 찾을 수가 없었다.
사진에 역광이 많은 이유는?
저는 역광 사진을 무척이나 사랑하니까요.
시계탑은 종이 울리면 저 인형들이 뭐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그런거 없돠.
짧은 브뤼셀 관광을 마치고 마트에서 저녁을 사서 호스텔로.
호스텔로 돌아와 세운 나의 계획은
1. 저녁을 먹는다.
2. 씻는다.
3. 어둑어둑해질 쯤 그랑플라스를 다시 가본다.
4.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 좀 자둔다.
이런거였으나...
세상에 일어났더니 11시가 다 되어가네???
혼자서 돌아다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추워서 나갈 엄두가 안나더라.
다행인지 같은 방에 한국분이 있었다.
서로 말걸어 주며 오손도손 내일 일정도 짰다.
그래서 나의 암스테르담은 안녕, 을 고하게 됐다는 사실.
야경도 글렀고,
유럽의 지붕으로 불린다는 브뤼헤도 못가고,
벨기에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마감됩니다.